[중앙일보] '위아자 13년 개근' 中대사관···추궈홍 기증, 부인 매대 연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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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자 13년 개근' 中대사관···추궈홍 기증, 부인 매대 연다




추궈홍 중국대사 6년째 소장품 기증
리산 여사, 대사관 직원과 장터 판매




‘2019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가하는 리산 중국대사 부인(가운데)과 직원들이 18일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매년 위아자 나눔장터에 유일하게 참여하는 주한 대사관이 있다. 바로 중국대사관이다. 중국대사관에서는 2007년부터 위아자 나눔장터에 기증품을 내고 있다. 대사 부인들은 기증 행사 외에도 매년 장터에 직접 와서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중국 물품을 판매해 나눔의 손길을 보탠다.


추궈홍(邱國洪·62) 주한 중국 대사는 2014년부터 6년째 소장품을 기증하고 있다. 그동안 당삼채마(말 도자기), 정굉도예 ‘여의(如意)’ 자사 다구 7종 세트, 수묵화, 도자기 화병, 채색 접시 등을 아낌없이 나눴다.


올해는 경태람경화병(景泰藍京華甁)을 보내왔다.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경태람은 중국의 유명한 전통 수공예품으로 베이징에서 탄생했다. 경태람의 정식 명칭은 ‘동태겹사법랑(銅胎掐絲琺瑯)’이다. ‘법람(琺藍)’으로도 부른다. 동질(銅質)의 태형(胎型)에 부드러운 편동사(扁銅絲)를 사용해 각종 문양을 만들고 다시 법랑질의 색 유약을 문양에 채워 넣고 구워서 만들었다.



추궈홍 주한 중국 대사가 ‘2019 위아자 나눔장터’에 경태람경화병을 기증했다. [사진 위스타트]


명나라 경태 연간에 성행했고 사용하는 법랑유가 대부분 남색 위주여서 경태람(景泰藍)이라 부르게 됐다. 명청(明淸) 시기의 경태람 제품은 대부분 궁중에서 황제가 사용했다. 2014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APEC 회의 때 시진핑 주석 부부가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에게 경태람 상병(賞甁) 등 3점의 작품을 국가 선물로 증정했다.


이번에 기증한 병은 높이 38㎝, 입구 지름은 15㎝이며 모란과 수대조(綬帶鳥, 삼광조) 문양이 그려져 있다. 모란은 온화하고 점잖고 대범하며 상서로움과 부귀를 상징해 꽃 중의 왕이라 칭송받는다. 수대조는 장수를 의미하고 길조(吉鳥)의 상징이다. 이 병의 문양은 부귀와 장수의 뜻을 담고 있으며 중국 전통 화조화를 대표한다.


대사 부인인 리산(李珊·63) 여사는 오는 20일 열리는 ‘2019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석해 직접 물건을 판다. 18일 서울 명동에 있는 중국대사관에서 리 여사를 만났다. 리 여사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18일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리산 중국대사 부인이 ‘2019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판매할 판다 인형을 들고 있다. 최정동 기자


Q : 매년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여했다. 어떤 뜻에서 하고 있나.
A : 주한 중국대사관에서는 2007년부터 13년째 위아자 장터에 참여하고 있다. 전임 대사와 부인들이 쭉 참가해왔고, 나 역시 한국에 와서 이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행사 자체가 좋은 취지이고, 어려운 사람들 도울 수 있는 선행이기에 의미와 보람을 느낀다.


Q : 장터에서 물건 팔 때 느낀 기분은.
A : 일요일이 대사관이 쉬는 날이라 매년 여성 외교관들과 판매 장터에 직접 나가고 있다. 한국에 온 지 5년이 넘었는데 중국에 다녀오느라 참석하지 못한 한 번을 빼고는 매년 물건을 팔았다. 매번 날이 좋아서 즐겁고 보람 있었다. 한국 시민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Q : 물건 팔 때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나.
A : 2016년에는 제갈량의 출사표(出师表) 죽간을 팔았다. 중국의 얘기라 인기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50대 남자분이 “이거 좋네요”라며 바로 2개를 사더라. 한국인도 삼국지를 이해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부 시민은 중국 예술품을 사고 나서 사진을 찍자고 하는데 중국에 관심을 많이 가져줘서 기분이 좋았다. 그날 공예품을 세 상자 준비했다. 11시에 판매를 시작했는데 30분도 안 돼 모두 팔려 대사관에서 급히 두 상자를 더 가져와야 했다. 이렇게 좋은 행사에 참여도 하고 약자를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인한테도 중국 공예품이 인기가 많아 뿌듯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17 위아자 나눔장터’에서 리산 여사(선글라스)가 중국대사관 부스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중앙포토]


Q : 이번 행사에서는 어떤 물건을 판매하나.
A : 판다 인형, 치파오 액자, 옥석 도장, 홍차, 달걀 조각, 종이 공예품 등 중국의 전통 공예품을 준비했다.


Q : 대사 부인으로서 어떤 활동을 관심 있게 하고 있나.
A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나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 등 지도자 부인을 만나봤을 때나 시민과 교류했을 때 모두 중국에 우호적인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의 문화·역사·예술을 알리기 위해 중국문화원에서 전시회를 자주 연다. 각종 프로그램도 마련해 중국과 한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신경 쓰고 있다. 한국 지도자들도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그들의 부인이 주한 대사들의 부인을 초청해서 김치 만드는 것부터 한복, 곡식 등 한국 음식, 다도 등 한국 문화에 대해 알려줬다. 덕분에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이해하게 됐다. 나도 중국 문화를 한국 시민들에게 알리고 나도 한국 문화를 배우니 양국이 서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부분에서 보람을 느낀다.


Q : 한국에 와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나.
A : 한국과 중국은 공통점도 많고 차이점도 많다. 환경, 음식, 문화 등 여러 면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인다. 그중 한국의 도시관리와 좋은 생활 환경에는 감명을 받았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